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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내달 고국서 독주회… 마음 따뜻한 곡 들려드릴게요”

  • 작성일  2020-01-17
  • 조회수  4661

빈 국립음대 동양인 최초 종신교수 된 정상희 바이올리니스트 

서울예고 2년때 오스트리아로  
학사·석사과정 최고점 졸업  
강사생활 4년만에 교수 임용  

14년 암투병끝 돌아가신 엄마  
음악의 즐거움 알게해 줘 감사
 

“저의 바이올린 인생을 항상 응원하고 지원해준 부모님과 동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또 제가 이국에서 용기 내어 도전할 수 있게 격려해준 남편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 음대 교수로 임용된 정상희(32·사진) 바이올리니스트. 그는 오는 3월부터 영재반 부교수로 강의를 한다. 이번 임용으로 그는 이 학교의 바이올린 종신 교수가 됐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동양인으로도 처음이다. 그가 맡을 영재반은 빈 음대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재능 있는 아동과 청소년들을 글로벌 아티스트로 키우는 일을 한다.

15일 SNS로 만난 그는 “새 학기부터 저의 클래스가 따로 생기기 때문에 돌봐야 할 학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바쁘고 힘들겠으나 강의와 연주 활동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학생들에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새로운 정보도 전해 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주하는 게 즐겁기도 하고요.” 

그는 2018년 오사카(大阪)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현악기 부문 우승을 차지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그 이전에 이미 세계적인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와 협연하는 등 유럽 각국에서 활발하게 연주 활동을 펼쳐왔다. 작년엔 오스트리아에서 ‘첼암제 국제 음악제’를 기획해 프로그래머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도 7월 13일부터 19일까지 제2회 음악제를 꾸밀 예정이다.  

그는 서울예고 2학년을 마칠 무렵 2007년 빈 음대 바이올린과 교수인 에드워드 진코스키 교수에게 초청받아 입학했다. 학사, 석사 과정을 최고점으로 졸업한 후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2년 더 공부했다. 2016년 모교인 빈 음대로 돌아와 강사로 일했고, 4년 만에 교수로 임용됐다.  

이국에서 빼어난 성취를 한 그가 부모에게 특별히 감사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적 분위기 속에서 자라게 해 줬기 때문이다. 동네 아이들에게 피아노 교습을 했던 그의 어머니(조선화)는 그에게도 음악을 가르치며 자연스럽게 그 즐거움을 깨닫게 해 줬다. 기업에 다니는 아버지(정주성)는 그가 4세 때 바이올린 활을 잡은 이후로 언제나 든든한 응원군이었다. 안타깝게도 그의 어머니는 암으로 14년 투병한 끝에 지난 2016년 세상을 떠났다. 그 빈자리가 크지만, 동생(정윤희)이 큰 힘이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빈에서 만난 오스트리아인 남편(알렉산더 자이팅거)도 늘 격려해줘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고 했다. IBM에서 일하는 남편은 연주가인 아내를 존중하고, 한국에서 결혼식을 할 정도로 배려가 깊다.  

한국과 유럽의 음악 가교 역을 하고 싶다는 정상희는 오는 2월 13일 한국에서 독주회를 연다. 경기 성남에 자리한 티엘아이아트센터에서 여는 이번 연주회에서 그는 슈베르트, 비에니아프스키, 포레의 작품을 준비했다.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빈 음대의 피아노 강사로 재직 중인 베로니카 코프요바와 함께 연주한다. “2월이면 아직 추위가 남아 있을 텐데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주옥같은 곡들을 들려드릴 거예요. 우리 관객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참으로 설렙니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