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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기훈 "2등만 하다 우승하니 속이 시원"

  • 작성일  2021-06-21
  • 조회수  3351

영국 'BBC 성악 콩쿠르' 아리아 1위
예선서 심사위원 눈물 중계돼 화제

20일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20일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 [사진 아트앤아티스트]

바리톤 김기훈(30)이 영국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Cardiff Singer of the World)’에서 20일(현지시간) 우승했다. BBC 웨일스, 웨일스 국립오페라가 주최하는 성악가 대회로 1983년부터 2년마다 열리며 전 경연을 BBC 채널4가 생중계한다. 아리아(메인 프라이즈)와 가곡 부문(송 프라이즈)으로 나눠 열리는데 김기훈은 아리아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기훈은 2019년에도 해외 대형 대회에서 승전보를 전했던 성악가다.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2위, 플라시도 도밍고가 창립한 대회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도 2위에 올랐다. 김기훈은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도 2등만 해서 이번 우승에 가슴이 다 시원하다”며 웃었다. 그는 “BBC 대회는 성악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인데 여기에 섰다는 것 자체도 믿기지 않고 우승은 더 믿을 수 없다”면서 “사실 결선 무대에서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있던 차였다”고 했다.

전남 곡성군 태생의 김기훈은 늦은 편인 고등학교 3학년에 성악을 시작해 급속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연세대 음대를 수석 졸업했고, 독일 하노버 음대 석사 과정도 만점을 받으며 졸업했다. 졸업 후 2016년부터 3년 동안 하노버의 국립 오페라에서 주역 가수로 노래했고, 현재는 프리랜서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 서고 있다. 오페라 ‘리골레토’ ‘살로메’ ‘나비부인’에서 주요 바리톤 역할을 맡았으며, 현대 오페라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화려한 경력을 가졌지만 김기훈은 “무대는 매번 긴장되고 떨린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결선 무대에서 안정감 있고 기품 있는 음성으로 로시니 ‘세비야 이발사’, 바그너 ‘탄호이저’, 조르다노 ‘안드레아 셰니에’ 중 아리아를 불렀다. 앞선 예선에서는 심사위원의 눈물을 끌어내 화제가 됐다. 코른골트 오페라 ‘죽음의 도시’ 중 아리아 ‘나의 그리움’을 부르자 심사위원 중 하나인 소프라노 로베르타 알렉산더가 눈물을 흘렸고, 이 장면은 BBC를 통해 중계됐다. 김기훈은 “이때 결과가 좋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고 했다.

김기훈은 우승으로 상금 2만 파운드(약 3100만원)와 갈라 콘서트 출연 기회를 받았다. 그는 “워낙 콩쿠르 규모가 크고 유명해서 앞으로 여러 나라의 무대에서 노래할 기회를 얻게 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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