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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바리톤 배출한 권위 있는 대회

‘비비시(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 <비비시> 방송 갈무리

바리톤 김기훈(30)이 19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영국 ‘비비시(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이하 카디프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성악 콩쿠르 중 하나인 카디프 콩쿠르의 핵심인 메인 부문(오페라 아리아 부문)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1999년 바리톤 노대산, 2015년 베이스 박종민이 이 대회 가곡 부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웨일스 국립오페라와 <비비시>(BBC)가 주최하는 카디프 콩쿠르는 1983년 처음 열린 이후 브린 터펠,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등 세계적인 바리톤을 배출해왔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올해는 12~19일 카디프 세인트 데이비스홀에서 무관중으로 진행됐으며, 콩쿠르 전 과정이 <비비시>로 중계됐다.

김기훈은 콩쿠르 1차 무대에서 코른골트의 오페라 <죽음의 도시> 중 ‘나의 그리움, 나의 망상이여’를 불렀는데, 이를 듣던 심사위원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중계 방송을 타면서 화제가 됐다. 김기훈은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기존 콩쿠르에서 부르지 않았던 코른골트의 오페라 아리아를 선택했다. 1라운드에서 이 노래를 부르자 심사위원들이 눈물을 흘려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2라운드 결선을 앞두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결선에서는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중 ‘나는 이 동네 제일가는 이발사’, 바그너의 <탄호이저> 중 ‘오 나의 성스러운 저녁별이여’, 조르다노의 <안드레아 셰니에> 중 ‘조국의 적’을 차례로 노래했다. 그는 “1라운드만큼의 감동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부담도 있었다. 결선에서 부른 세 곡 중 첫 곡을 생각보다 못했다고 느꼈는데, 우승자로 이름이 불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김기훈은 전남 곡성 출신으로 고3 때 뒤늦게 성악 공부를 시작했다. 연세대 음대를 졸업하고 독일 하노버 음대 석사과정를 마친 뒤 같은 학교 최고연주자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2019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와 오페랄리아(도밍고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잇따라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떨쳤다.

오는 21일 귀국하는 김기훈은 다음달 8일 오후 8시 경기 성남시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독창회를 열어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이번 콩쿠르에서 부른 곡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서정민 기자, 연합뉴스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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