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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바리톤 김기훈 BBC 카디프 콩쿠르 우승

  • 작성일  2021-06-21
  • 조회수  3532

| 한국인 첫 '아리아 부문' 1위..7월8일 티엘아이 아트센터서 독창회

바리톤 김기훈이 BBC 카디프 콩쿠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바리톤 김기훈이 BBC 카디프 콩쿠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이번 콩쿠르는 매우 특별한 여정이었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매우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될 겁니다.”

 

TV프로그램 ‘열린 음악회’를 보며 공부했던 바리톤 김기훈이 마침내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김기훈은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1(BBC Cardiff Singer of the World 2021)’에서 한국 성악가 최초로 ‘아리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2019년 세계 최고 권위의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와 ‘오페랄리아 국제성악콩쿠르(도밍고 콩쿠르)’에서 연이어 2위를 차지하며 세계 오페라 무대의 뜨거운 관심을 받은 김기훈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김기훈은 19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카디프 세인트 데이비드 홀에서 막을 내린 ‘카디프 콩쿠르’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1983년에 시작한 카디프 콩쿠르는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2년마다 개최하는 세계적 성악 콩쿠르로 BBC에서 생중계한다. 올해 20회를 맞이했으며 12일부터 19일까지 8일간 세인트 데이비드 홀에서 열렸다.

 

이 대회는 오케스트라에 맞춰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아리아 부문(메인 프라이즈)’과 피아노 반주로 가곡을 노래하는 ‘가곡 부문(송 프라이즈)’ 두 부문의 우승자를 가린다. 김기훈은 두 부문 모두 결승무대에 올랐으며, 아리아 부문 우승은 한국 성악가로는 최초다.

 

김기훈은 이번 콩쿠르에서 로시니 오페라 <세비야의 이발사>의 '나는 이 거리에서 제일가는 이발사',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의 '저녁별의 노래', 조르다노 오페라 <안드레아 셰니에>의 '조국의 적' 등을 불렀다

 

부상으로 2만 파운드(약 3100만원) 상금을 받았으며 2년마다 카디프에서 열리는 콩쿠르 입상자 갈라 콘서트에 초청된다.

 

가곡 부문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소프라노 마사반 서실리아 랑와나샤가 우승했다.

 

카디프 콩쿠르는 카리타 마틸라,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 브린 터펠, 안야 하르테로스 등 세계적 성악가를 배출했다. 한국 성악가로는 1999년 바리톤 노대산, 2015년 베이스 박종민이 가곡 부문에서 우승했다. 조수미가 2017년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바리톤 김기훈이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열창하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바리톤 김기훈이 BBC 카디프 콩쿠르에서 열창하고 있다. ⓒ아트앤아티스트

김기훈이 처음 성악을 시작한 것은 고3 때다. 원래 고1 때까지는 공부만 했다. 학교 선생님과의 마찰로 한동안 방황하면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했다. 어릴 때부터 KBS ‘열린음악회’를 보며 성악을 따라 하는 걸 좋아했다. 비록 수박 겉핥기식 흉내내기지만, 첫 스승이 TV 음악프로그램이었던 셈이다.

 

마침 교회 성가대 활동을 했는데 우연히 한 교수의 눈에 띄었다. 김기훈은 “그 교수님이 제 노래를 듣고는 어떻게 배우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잘 하느냐”라며 “그날부터 저희 부모님을 쫓아다니며 ‘이 아이는 성악을 시켜야한다’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부모님의 반대는 엄청났다. 음악은 나중에 교양으로 하면 된다며 적극적으로 말렸다. 김기훈은 “하지만 정작 음악적 재능은 부모님께 물려받은 것 같다. 아버지는 공인중개사고 어머니는 주부다. 그래도 음악적 끼가 많으셨다. 어려서 동네 피아노학원에 다니게 한 것도 부모님이다. 결국 아버지와 담판을 지었다. 전문가에게 테스트를 받아서 훌륭한 성악가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나오면 성악을 하고, 아니면 안 하기로 했다. 다행히 될성부른 떡잎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그게 딱 열여덟 살 고3 때 일이다”고 설명했다.

 

늦깎이로 노래를 시작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전남 곡성 출신의 김기훈. 고3 겨울방학 무렵 성악을 시작한지 3개월 만에 도전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단박에 눈길을 끌었다. ‘뛰어난 소리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연세대 음대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독일 하노버 음대 석사를 마친 후 현재는 동 대학 최고연주자과정에 재학 중이다.

 

한편 카디프 콩쿠르 우승자 김기훈은 오는 7월 8일(목) 오후 8시 티엘아이 아트센터에서 독창회를 연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그의 벨벳 같고 기품 있는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 음악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데일리안 민병무 기자 (min6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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